| 알뜰폰 카드 효과 `제한적`… 요금경쟁 ·단통법 개선 나서야 |
|---|
|
|
통신시장 경쟁 촉진 활성화 하려면 미래창조과학부가 알뜰폰을 앞세워 통신시장 경쟁을 촉진하겠다고 나섰지만, 알뜰폰 육성만으로는 전체 통신시장 경쟁을 활성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기대를 모았던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수정안은 아예 정책에서 빠졌다. 요금인가제 폐지 역시 아직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제대로 된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미래부가 지난 21일 정부과천청사에서 발표한 '통신시장 경쟁정책 추진계획'의 초점은 '알뜰폰'에 맞춰져 있다. 알뜰폰을 실질적 이동통신 시장 경쟁주체로 만들고, 이를 통해 전체적인 요금 인하를 유도한다는 게 미래부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알뜰폰이 이통사에 빌려 쓰는 망의 도매대가 인하, 전파사용료 면제 1년 연장, 신규 요금제 출시를 추진한다. 또, 올 하반기에는 알뜰폰이 이통사로부터 수백 테라바이트(TB) 단위의 대용량 데이터 구매할 때 할인 제도 도입을 검토할 예정이다. 미래부는 이밖에도 요금인가제 폐지로 이통3사의 자율적 요금경쟁을 촉진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알뜰폰, 경쟁 촉진 효과 제한적= 문제는 알뜰폰 육성만으로 통신시장 경쟁이 촉진될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이병태 카이스트(KAIST) 교수는 "알뜰폰이 성장하고 있다지만 저가 이용자나 통신 취약계층이 주요 타깃인 만큼, 통신시장 전체 경쟁을 촉발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역시 '2015년 통신시장 경쟁상황평가'에서 "알뜰폰은 선불 가입자 비중이 비교적 높고 2·3G 서비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전체 시장 경쟁에 미치는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실제 지난 5월말 기준 알뜰폰 가입자는 633만명으로, 전체 시장의 10.7%를 차지한다. 그러나 이 가운데 LTE 가입자는 17.6%에 불과하며, 선불 요금제 가입자는 40%에 달한다. 통신업계에서는 이통 시장 구도가 5대3대2로 고착화하고, 제4 이동통신사 선정이 번번이 무산되는 상황에서 미래부가 활용할 카드가 알뜰폰밖에 없다고 평가한다. 이에 대해 양환정 미래부 통신정책국장은 "시장이 고착화했다지만, SK텔레콤 가입자 점유율은 2011년 50.3%에서 지난해 46%로, 매출 점유율도 54.6%에서 48.8%로 떨어지는 등 변화가 있다"면서도 "이통3사에 요금인하를 압박할 법적 수단이나 방법이 없는 현실에서 획기적인 안이 나오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정작 알뜰폰 육성안 중 데이터 대용량 구매시 할인제도는 도입이 쉽지 않다. 앞서 미래부는 지난해에도 동일한 내용의 데이터 사전구매제 도입을 발표했으나 도매제공 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의 반대로 무산됐다. 양 국장은 "하반기 다시 추진하겠지만, SK텔레콤이 대용량 할인에 대해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어 협의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알뜰폰 업체 고위임원은 "알뜰폰도 대기업 계열과 영세사업자 입장이 다른 만큼, 대용량 데이터 구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우선"이라며 "대용량 구매 후 남는 데이터를 헐값에 내놓지 못하도록 하는 관리기준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통신요금 경쟁, 단통법 개선 필요= 전문가들은 통신시장 경쟁을 보다 근본적으로 촉진하기 위해서는 이통3사의 요금 경쟁 촉진과 함께 단통법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놨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 소재 대학교 A교수는 "보조금 경쟁은 단말기 교체 이용자만, 결합상품 경쟁은 결합상품 가입자에게만 혜택이 돌아가지만, 요금경쟁은 전체 소비자의 통신비 부담을 완화한다"며 "특히 현재 횡행하는 '요금제 베끼기'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이통3사 요금제는 대부분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담합' 의혹까지 받는 상태다. 심지어 지난해 5월 출시된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KT가 가장 먼저 출시한 이후 12일 만에 SK텔레콤, LG유플러스 모두 유사한 요금제를 내놨다. A교수는 "요금인가제 폐지와 요금 경쟁은 전혀 상관이 없다"며 "현재도 요금을 내릴 때는 신고만 하면 되며, 인가제를 신고제로 바꾼다고 요금경쟁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건 착각"이라고 주장했다.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는 "사실 경쟁 활성화는 이용자가 쉽게 통신서비스에 가입·해지하고, 이통사 관계없이 저렴한 단말기와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며 "이러한 경쟁을 못하게 막은 것이 바로 단통법"이라고 비판했다. A교수는 또 "분리공시제(이통사와 단말 제조사의 지원금을 각각 공시하는 것)를 일단 도입한 후, 통신사 지원금은 당분간 상한제를 유지해 요금 경쟁을 유도하는 대신, 제조사 장려금에 대한 상한제를 풀어버리는 게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말 정부는 올해 상반기 중 단통법 개선안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최근 지원금 상한제 폐지 계획이 없다고 밝혀 별도 수정안을 기대하긴 어려운 분위기다. 미래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경쟁정책에 단통법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고, 당분간 발표할 예정도 없다"고 말했다. |
|
